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
 
작성일 : 25-11-10 15:44
[조선비즈] “5시간이면 수백년 기록이 살아난다”…바르셀로나 ‘세계 기록 올림픽’서 빛난 韓 기술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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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5시간이면 수백년 기록이 살아난다”…바르셀로나 ‘세계 기록 올림픽’서 빛난 韓 기술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린 ‘국제기록관리협의회(ICA)’ 총회 현장.

세계 각국의 국가기록원과 문화부 관계자, 기록 전문가 등 2000여 명이 모인 ‘세계 기록 올림픽’이다. 올해 주제는 ‘과거를 알고, 미래를 창조한다’였다.

개회식에서 조세 커프스 ICA 회장은 “기록되지 않은 사회에 정의와 민주주의는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주정부의 조르디 마르티 문화부 대표는 “기억의 보존은 곧 사회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국가 기록물, 문화재 등을 보존하는 디지털 아카이브는 물론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동참할 수 있는 그린 아카이빙 등 세계 기록 관리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세계 기록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기록관리협의회(ICA) 총회가 지난달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렸다. 전 세계 100여개국 이상의 국가기록원 관계자와 민간 기록 전문가 등 2000여명이 참가했다. /ICA 제공
‘세계 기록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기록관리협의회(ICA) 총회가 지난달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렸다. 전 세계 100여개국 이상의 국가기록원 관계자와 민간 기록 전문가 등 2000여명이 참가했다. /ICA 제공

◇‘세계 기록 올림픽’ ICA 바르셀로나…기후 위기 속 ‘그린 아카이빙’ 화두 부상

이번 총회의 화두는 ‘지속 가능한 기록 보존’이었다.

AI 기반 디지털 아카이브 확산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그린 아카이빙’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프랑스 기록관리기업 인포텔 소프트웨어의 모건 아티아스 헤드는 “기록의 디지털화가 에너지 소비를 늘리고 있다”며 “자원 절약형 보존 체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기록유산에 미치는 영향도 논의됐다. 브라질 국립기록보관소 관계자는 “폭우로 기록물이 손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후 위기에 대응한 물리적 보존 기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ICA 바르셀로나 총회 현장. ‘과거를 알고, 미래를 창조한다’를 주제로 열렸다. /박용선 기자
지난달 28일 열린 ICA 바르셀로나 총회 현장. ‘과거를 알고, 미래를 창조한다’를 주제로 열렸다. /박용선 기자

◇ICA 참가 유일 韓 ‘바이오미스트’...친환경 기록물 소독 기술 선보여

ICA 총회에는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가 참가했다. 천연 소독제로 국가 기록물, 문화재 등을 소독하는 장비 ‘바이오 마스터’를 선보였다. 이 장비는 허브 정유에서 추출한 식물성 약제를 사용해 고문서는 물론 가죽, 철, 목재 등을 소재로 한 국가 문화유산을 소독한다.

이날 바이오미스트의 부스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이 회사 최영신 대표의 설명에 총회 현장에 있던 폴란드, 브라질, 오만 등 국가기록원 관계자들은 연신 “굿! 굿!”을 외쳐댔다.


“기존 문화재 소독은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을 사용해 문화재 관리자가 방독면을 써야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 마스터는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천연 소독 시스템으로 누구나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1995년 최영신 대표가 설립한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이용한 천연살충제, 천연향균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0년대 초 한국 국가기록원의 기술 지원을 받아 한국기계연구원, 충남대 농업과학연구소와 천연 성분 기반 기록물 소독 장비 ‘바이오 마스터’를 개발했다.

바이오 마스터는 기존 기업들이 사용했던 발암성 화학물질 메틸브로마이드(MB)나 에틸렌옥사이드(EO)를 대체한 친환경 소독 시스템으로,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유해물질을 완전히 배제했다. 또한 정밀 열제어 기반 기화 시스템과 감압, 상압 제어기술을 적용해 소독 성분이 기록물 내부까지 균일하게 침투하도록 설계했다.

바이오미스트는 평균 20시간에서 최대 3주까지 걸리던 기존 소독 공정을 5시간으로 대폭 줄인 ‘바이오 마스터 X’도 이날 처음 공개했다.

바이오미스트는 국내는 물론 일본, 말레이시아, UAE, 오만, 리투아니아 등의 국가기록원과 문화부 등에 바이오 마스터를 공급하고 있다. 이날 폴란드 현지 기업과 폴란드를 포함한 동유럽 4개 국가 에이전시 계약도 체결했다.

최영신 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 대표가 지난달 28일 ICA 바르셀로나 총회에 참가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용선 기자
최영신 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 대표가 지난달 28일 ICA 바르셀로나 총회에 참가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용선 기자

최 대표는 “디지털 아카이브만큼 원본 기록물의 가치와 보존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바이오미스트의 친환경 소독 시스템을 무기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ICA 총회는 디지털 기술이 기록 산업의 미래를 여는 동시에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는 평가다.

메르세 크로사스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센터 데이터 과학자는 “AI가 잘못된 메타데이터를 생성할 위험도 있다”며 “법적·윤리적 기준을 세워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